#미놀타, #X-300, #필름카메라

왜인지 모르게 내 손에 있던 필름카메라 정확하게 어디서 구해졌는지는 기억이 안날정도로 정말로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고쳤던 기억은 난다.
잠깐 이야기 하자면 대학생이었던 나는 작동하지 않은 애물딴지인 필름카메라를 써보고 싶었고, 이게 왜 고장이 났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이것저것 만져본 결과 필름 이송 레버가 고장이 났었던거고, 그걸 고치러 주변을 찾아봤지만 없었다. 결국 인터넷의 수소문 끝에 종로에 있는 필름카메라 수리점에 가게 된다.
당시 6~8만원이었나, 필름 하나가 2,3천원 할때(가격이 아주아주 합리적이었다...지금은 1.5만원정도 미친물가)였다. 입문이 어렵지 않던 시기이기도 하고 한참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필름카메라로 드라마 전개를 풀어가던 유행도 있었던 터라, 들고 다녀도 무거운것만 빼면 부담하나 없는 아이템중에 하나였다. 지금은 좀 무겁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어디갈때면 항상 가방에 넣어서 가긴했는데, 찍어놓고 막상 바로 현상을 안하니 금방 결과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어떻게 찍혔는지 잘나왔는지 확인할 겨를이 없다. 결국은 다 찍어놓고 현상소로 보내야한다. 이런 번거로움에도 필름카메라만이 갖는 감성필터효과를 기대하면서 로또를 사는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린다.

번외로 미놀타를 이야기하면 나이드신분들은 "아 삼성?" 이러신다. 사실 나는 이 카메라의 역사는 잘 모른다. 귀찮아서 안찾아본게 아직까지..그래도 글을 쓰는 입장에서 예의를 차려보려 좀 알아보려고 검색해봤다.
간단하게 이야기 해보자면 1970년대 후반 카메라는 굉장히 사치품으로 여겨서 제한품목이 걸려있었고, 일본 카메라회사들이 한국의 재벌회사와 합작을 하여 시장에 진출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있는 다수의 일본 카메라들 캐논, 니콘, 올림푸스, 펜탁스 등등 다양한 대기업과 합작을 했고 미놀타는 삼성과 협력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종종 삼성로고도 같이 찍혀있는걸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그 당시 차범근이 뛰던 프로축구팀의 메인스폰서이기도 했다고 하니 잘나가는 회사임은 증명된 바나 마찬가지이다.


끝으로 필름카메라를 갖고 놀기시작한건 대학생이지만, 사실 카메라에 대해 관심은 좀 있었다. 군대에 있을때 뭐라도 해야하는 심정으로 아무거나 잡고 공부를 했는데, 그중 나에게 그당시 가장 이득이 되는건 '사진기술사' 였다. 건축학과 다니는 나에게 어울리는 자격증이기도 했고, 실기 준비를 위해 휴가도 준다고 하니 사실상 붙기만 하면 값진 자격증이었다.
필기를 열심히 준비한 끝에 붙었고, 난 진주로 1박2일 휴가를 가게된다. 가서 실기공부를 배우고 다시 시험보러 1박2일 휴가를 보내준다. 이 얼마나 좋은 핑계인가. 결국은 자격증을 따내게 된다. 그때 당시 배웠던 카메라 용어들은 다 까먹고 AUTO로 사진찍는게 일상이 되었긴 하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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